브리즈번에서 한식 생각날 땐?
꼬불 · 미담 · 보리 – 세 군데만 기억하면 된다
호주 살다 보면, 유독 한식이 생각나는 날이 있습니다. 별일도 없었는데 이상하게 따뜻한 국물이나 매콤한 제육볶음이 머릿속에 맴돌고, 한국에서 먹었던 그리운 맛이 생각나는 그런 날 있잖아요. 브리즈번도 이제는 한식당이 꽤 많아졌지만, 막상 "어디 갈까?"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죠. 브리즈번에서는 메뉴 고르기가 정말로 힘이 들어요. 저는 그런 날엔 그냥 이 세 군데 중에서 고릅니다. 꼬불, 미담, 보리.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 집인데, 정말 딱 상황별로 가기 좋은 한식집들이에요.
1. 곱창이 생각나는 날엔 – 꼬불 (GO BULL)
써니뱅크 힐스에 있는 꼬불은 곱창을 전문점으로 요리 잘하는 집입니다. 특히 소곱창전골은 국물맛이 깊고, 곱창 누린내 전혀 안 나서 먹기 편해요. 당면, 야채, 곱창이 꽤 넉넉하게 들어 있어서 둘이 먹으면 배부르고, 셋이 먹으면 국물에 밥까지 비벼 먹을 수 있어요. 전 여기 곱창 모듬이랑 양대창도 꽤 좋아합니다. 정말 잡내없이 한국과 맛이 똑같아서 감동의 물결이~~
반찬은 여러가지 반찬과 소스들이 셀프코너로 되어 있어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가 드실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내부는 막 넓진 않지만 분위기가 편안해서 친구랑 둘이 가볍게 저녁 먹거나, 셋넷 모여서 소주 한잔 하기에도 괜찮아요. 주말엔 살짝 웨이팅 있을 수 있으니 시간 맞춰 가는 게 좋아요.
2. 고기가 땡기면 – 미담 (Midam Korean Charcoal BBQ)
고깃집은 많아도, 참숯 쓰는 집은 잘 없잖아요? 미담은 고기 품질도 좋지만 숯불 향 덕분에 맛이 확 살아요.
브리즈번에서 진짜 제대로 고기 구워먹고 싶을 때는 무조건 여기입니다. 저도 사실 미담은 고기로는 브리즈번에서 따라올 식당이 없다고 자신있게 소개해드릴수 있어요. 요즘 한식 고깃집이 많이 생겨서 여러군데 돌아다녀 봤는데요, 뭐 다들 비슷했어요. 하지만 미담은 달랐어요. 우선 사장님이 정육전문가라서 그런지 고기 선별을 잘 하시는것 같아요. 뷔페에 있는 고기들은 정말 가성비 갑 입니다. 뷔페인데 다른 고기식당에서 사먹는 단품보다 더 맛있었어요. 이건 말로 표현이 안되구요 직접 경험을 해보셔야 알것 같아요. 뷔페 사이드메뉴 또한 정말 감동입니다. 대파김치,쌈무, 한국상추등 이건 정말 한국에 있는 식당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하는 맛일꺼에요. 한동안 미담은 고기 뷔페인줄 알았는데요, 미담에서 와규세트를 주문해서 먹고난후부터는 이제 다른 고기집에는 안가고 미담만 찾아갑니다. 이제는 고민이 되어요. 미담에 가서 뷔페를 먹을지 아니면 와규를 먹을지 말이에요. 그리고 와규 세트에 나오는 김치찌개는 솔직히 저희 어머니께서 끓여 주시는것 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같이 간 친구는 육개장도 주문 했는데, 그냥 감탄사만 나왔어요. 그래서 저는 손님 초대나 부모님이 오시면 항상 미담으로 모시고 가는데요 정말 좋아 하셨어요.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하게 먹기 좋아요.
3. 혼밥하거나 조용한 점심엔 – 보리 (Bori Korean Restaurant)
보리는 로버트슨 쪽 조용한 쇼핑타운 안에 새로 생긴 한식당이에요. 크게 튀지 않는 외관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정갈한 분위기와 깔끔한 테이블 세팅이 마음에 들어요. 여긴 점심에 혼자 밥 먹기 정말 좋아요.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음식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건강하게 한 끼 챙기고 싶은 날 종종 갑니다. 동태찌개와, 순두부찌개 같은 메뉴가 인기고, 무엇보다주방안을 살짝보니 연세가 있으신 어머님께서 음식을 하시는것 같았어요. 어쩐지~ 라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구요. 자주가니까 요즘은 부추전도 서비스로 주시더라구요. 가족 단위 손님도 있고, 혼자 조용히 식사하러 오는 분도 많아요.
무리 없고 편안하게 한식 먹고 싶을 때 딱 좋은 곳이에요.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업이 오후 3시 까지에요
정리하자면…
꼬불 | 소곱창전골, 곱창모듬,양대창 | 편안하고 활기참 | 친구랑 저녁, 모임 |
미담 | 와규세트,삼겹살,뷔페 | 고급스럽고 정갈함 | 손님 접대, 가족 외식 |
보리 | 동태찌개, 순두부찌개, | 조용하고 깔끔함 | 혼밥, 점심식사, 부모+아이 |
마무리하며
사실 브리즈번에 한식당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냥 한식’이 아니라 "기분까지 풀리는 한 끼", "한국의 그 맛" 을주는 곳은 흔하지 않아요. 꼬불, 미담, 보리. 이 세 곳은 저에겐 그런 의미입니다. “오늘 뭐 먹지?” 하고 고민될 때, 이름만 떠올라도 편안해지는 그런 식당들. 혹시 브리즈번 사시거나 여행 중이시라면 이 중 한 곳은 꼭 가보셨으면 합니다. 한 끼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